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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초짜] ⓺ 집은 어떻게 우리를 흔드는가? - 김포 집값에 관하여, [김지영 연재]

김지영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6/05/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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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초짜] ⓺ 집은 어떻게 우리를 흔드는가? - 김포 집값에 관하여, [김지영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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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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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돈 이야기를 해보자. 감사하게도 [김포초짜]에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이리 많을 줄 몰랐다. 연재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집값이다. 독자들이 가장 알고 싶어도 잘 못 묻는 질문이라, 오늘 이 글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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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김포 한강 신도시에 있는 드라이브스루 카페다. 내가 김포로 이사 온 후 가장 깜짝 놀랐던 것 중 하나다.

 

폴바셋, 스타벅스, 커피빈 등 김포한강신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드라이브스루 매장들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순간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넓은 주차장, 여유로운 건물 배치, 탁 트인 하늘. 서울의 드라이브스루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시골의 땅을 정비하고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것일까. 하지만 그게 아니다. 예측했겠지만, 이유는 땅값이었다.

 

2026년 발표된 국토교통부 표준지 공시지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당 평균 약 729만 원에 달한다. 반면, 김포의 도심 외곽이나 계획관리지역은 개발 초기 조성원가와 실거래가 기준 ㎡당 200~300만 원대 수준의 합리적인 토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 수치는 결정적이다. ㎡당 평균 약 729만 원에 육박하는 서울의 높은 지가와 부지 비용을 감당하며 좁은 매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서울 핵심지와의 접근성은 유지하면서 ㎡당 수백만 원대의 합리적인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김포는 대형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위한 최적의 땅이다. 덕분에 서울에서는 꿈꾸기 어려운 넉넉한 주차 공간과 넓은 건물 배치가 김포에서는 가능해진 것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서울에서는 좁은 골목길 한쪽에 간신히 자리 잡은 카페가, 김포에서는 드라이브스루로 확장된다. 서울에서는 건물 1층 일부를 임대해 영업하던 프랜차이즈가, 김포에서는 독립된 건물 전체를 사용한다. 땅값이 공간을 결정하고, 공간이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 즉, 김포의 드라이브스루는, 이 도시의 경제 구조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카페 드라이브스루가 이 정도라면, 집값은 어떨까? 실제로 김포의 주거용 토지 가격도 서울 대비 1/3~1/5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집이 저렴하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같은 예산으로 완전히 다른 주거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전에,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 작년 가을, 강남 부동산 박람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여기 50억입니다." 55제곱미터. 성수동 신축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덤덤하게 말했었다. 혀를 내두르며 부스를 빠져나오는 나를 붙잡고 그마저도 '싼 편'이라며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했던 일이 떠오른다.

 

서울 시내 모든 집이 이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저렴한 집들은 눈이 높아진 직장인에게 만족감을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좁은 평수, 불편한 교통, 오래된 다세대 주택. 그날 밤, 나는 결심했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여유롭고, 집도 크고, 깨끗하고, 녹지가 많고, 라이프스타일이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자고. 자의 반, 타의 반. 그렇게 나는 김포로 왔다.

 

그리고 지난주, 한남동 백억대 집을 매입했다는 연예인 기사가 또 떴다.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소식이다. 관심 밖의 소식이지만, 이런 기사는 묘하게 우리를 흔든다. 이런 기사가 반복될수록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친다. 

 

그런데 언론은 마치 우리가 알아야만 할 것처럼 연예인들의 집 매수 기사를 쏟아낸다. 누가 어디에 얼마짜리 집을 샀는지, 그 집의 평수는 몇인지, 인테리어는 어떤지. 부러움보다는 박탈감이 더 크다. 나만 그런 건 아니다.

 

아이러니한 건,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이 한남동 백억대 저택은 아니지만,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한강신도시는 아파트보다 단독주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단독주택 정보는 아파트에 비해 찾기 어렵다. 아파트는 호가가 공개되고, 실거래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단독주택은 그렇지 않다. 나 역시 단독주택에 살고 있지만, 이사 오기 전까지 이 동네 단독주택 시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발로 뛰었다.

 

한강신도시 부동산 관계자 A씨를 만났다. "단독주택 매물은 많은데, 전월세는 찾기 쉽지 않아요. 도시를 막상 떠나자니 두렵고, 단독주택에서 살아는 보고 싶고. 이런 분들이 처음 선택하는 게 전세거든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서울을 완전히 떠나기엔 불안하지만, 아파트가 아닌 집에서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 그들이 김포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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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한강신도시 단독주택은 크게 세 종류다. 땅콩주택, 듀플렉스, 그리고 신축 단독주택. 다가구는 제외하고 설명하겠다.

 

먼저 땅콩주택. 이름이 귀엽지만, 구조는 실용적이다. 두 집이 벽 하나를 공유하며 붙어 있는 형태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독립된 두 가구다. 각 집은 현관, 주차장, 마당이 따로 있다. 벽이 붙어 있어 완전한 독립성은 없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매매가는 5억대. 서울 외곽 소형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공간은 훨씬 넓다. 마당도 있고, 주차 공간도 여유롭다.

 

다음은 듀플렉스. 땅콩주택과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벽이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두 집이 나란히 서 있지만,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있어 독립성이 높다. 매매가는 7억에서 10억 사이. 땅콩주택보다 2억에서 5억 정도 비싸지만, 그만큼 이점이 더 크다.

 

땅콩주택과 듀플렉스는 모두 복층 구조다. 다락방에서 책보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복층 구조가 조금 불편했다. 매일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익숙하지 않기에, 복층이 아닌 단독주택을 선택했다.

 

이 단독주택은, 완전히 독립된 구조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지만, 복층 구조가 아니라 층마다 독립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마당도 넓고, 주차 공간도 여유롭다. 매매가는 15억에서 20억대. 서울 강남 아파트 소형 평수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공간의 질은 비교할 수 없다.

 

A씨는 덧붙였다. "요즘 한강신도시 단독주택 문의가 많아요. 서울에서 아파트 살던 분들이 비슷한 가격에 마당 딸린 집을 선택하는 거죠."

 

같은 돈으로 다른 삶을 산다. 5억으로 서울 외곽 빌라를 살 수도 있고, 김포에서 마당 딸린 땅콩주택을 살 수도 있다. 10억으로 서울 중심가 소형 아파트를 살 수도 있고, 김포에서 듀플렉스를 살 수도 있다. 20억으로 서울 강남 아파트를 전세로 거주할 수도 있고, 김포에서 신축 단독주택을 매매로 살 수도 있다.

 

2023년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50%를 넘어섰다. 집을 사기 위해 평생을 빚에 묶여 사는 사람들. 집은 우리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우리를 묶어둔다. 집을 사기 위해 평생을 빚에 묶이기도 하고, 때로는 자식에게 넘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집의 전통은 지켜지지 못한 채 다른 주인을 찾기도 한다.

 

이 구조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어떤 집에서 사느냐가 아니라, 그 집에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거 아닐까. 서울을 떠난 건 선택이었지만, 동시에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순수 근로소득만으로 50억을 벌 수 없다면, 50억짜리 집에서 사는 삶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김포에 온 후, 내 삶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마당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주말엔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 고기를 먹다가 이웃과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나눈다. 

 

이게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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