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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초짜] ⓹ 비행기는 우리의 하루를 어떻게 흔드는가? - 김포시 소음에 관하여, [김지영 연재]

김지영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6/04/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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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초짜] ⓹ 비행기는 우리의 하루를 어떻게 흔드는가? - 김포시 소음에 관하여, [김지영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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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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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어머! 진짜네"

 

이 말은 내가 김포로 이사온 후, 비행기를 보며 내뱉은 소리다. 실은, 서울에 거주 중인 친구가 "김포 살면 비행기 소음 심하지 않아?" 그 질문을 받고 나서야, 나는 비행기를 발견했다. 이사온 지 3주가 지나서 말이다. 그전까지 비행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김포 산다"고 했을 때 비행기 소음을 걱정한다. '김포'라는 지명과 '김포국제공항' 이름으로 인한 오해다. 김포공항은 행정구역상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위치하지만, 명칭에 '김포'가 포함되어 있어 대중에게는 "김포=공항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로인해 김포시 거주라고 하면 공항 소음의 영향권에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곤 한다.

 

실제로 김포시의 일부 지역은 공항과 인접하여 항공기 이착륙 경로에 포함되어 있으며, 소음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정부 보상 논의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러한 뉴스가 주기적으로 보도되면서 "김포는 비행기 소음이 심한 곳"이라는 이미지가 대중의 인식 속에 형성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친구의 질문 이후, 나는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찾기 시작했다. 

 

조용한 주택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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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 역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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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던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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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적지인 장릉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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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있었다. 낮고 둔탁한, 마치 진공청소기를 저 멀리서 켜놓은 듯한 소리. 하지만 그 소리는 내 귓속으로 파고들지 않았다. 공기 중에 머물다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김포공항에서 하루 평균 400여 편의 항공기가 이착륙한다. 김포시 상공을 지나는 비행기는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왜 나는 그동안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 비행기는 정말 우리의 하루를 흔들고 있을까. 아니면 우리가 '흔들릴 것'이라고 믿는 순간, 비로소 흔들리기 시작하는 걸까.

 

나를 흔들었던 건, 오히려 옆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엔진음이었다. 그 소리는 더 날카롭게 귀를 찔렀다. 비행기가 내 하루를 흔든 게 아니라, 비행기에 대한 '질문'이 내 하루를 흔들었던 것이다.

 

소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종종 실제 경험보다 앞선다. 소음의 체감은 데시벨(dB)로 측정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층간소음 기준을 주간 57dB, 야간 52dB을 초과할 때 공식적으로 소음으로 간주한다. 일반적으로 70dB 이상이면 인체에 물리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며, 40~50dB만 넘어도 소음으로 인식되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같은 데시벨이라도 소음의 종류와 거리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차량 소음과 간헐적인 비행기 소음은 같은 dB이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소음은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빈도와 예측 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통제 가능성'의 문제다. 도로 소음은 예측 가능하지만, 층간소음은 예측 불가능하기에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처럼.

 

김포국제공항 주변에는 법적으로 지정된 소음피해지역이 있다. 소음대책지역과 소음대책인근지역으로 나뉘는데, 소음대책지역은 다시 1종, 2종, 3종으로 구분되고 3종은 '가', '나', '다' 지구로 세분화된다.

 

가장 소음이 심한 1종 지역은 79Lden 이상, 2종은 75Lden 이상, 3종 '가'지구는 70Lden 이상이다. 여기서 Lden이란 항공기 소음을 하루 평균으로 환산한 값이다. 야간에는 5dB, 심야에는 10dB을 더해 계산하는데, 같은 소리라도 밤에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포시에서 현재 김포국제공항 소음피해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3종 '나'지구인 고촌읍 일부, 3종 '다'지구인 고촌읍과 풍무동 일부, 그리고 소음대책인근지역인 고촌읍, 풍무동, 사우동, 김포본동의 감정과 북변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57Lden 이상의 소음도를 기록하는 곳으로, 법적 관리와 보상 대상이 된다.

 

그런데 내가 사는 운양동은 이 목록에 없다. 공항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어 57Lden 미만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실을 이사 온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알았다. 비행기가 내 하루를 흔들 거라는 친구의 말에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나는 애초에 흔들림과 무관한 곳에 살고 있었다.

 

이사 전, 나는 남양주 신도시 아파트에 살았다. 층간소음 때문에 2년을 고생했다. 위층 남성의 쿵쿵 걸음 소리, 의자 끄는 소리, 돌멩이 굴리는 소리. 새벽이고 밤이고 낮이고, 그 소리들은 예측할 수 없었고, 통제할 수 없었다. 나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때의 소음은 정말 내 하루를 흔들었다. 왜냐하면 그건 내 공간을 침범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우리나라 금융가 중심지 여의도 역세권 아파트에 살았다. 18층이었다. 창문을 열면 지하철 소리, 버스 소리, 오토바이 소리가 끊임없이 들어왔다. 밤 11시가 넘어도 거리는 활기찼고, 간혹 술 취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나는 그걸 '도시의 활력'이라고 생각했다. 시끄럽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익숙했으니까.

 

지금 이곳은 어떤가? 낮에도 조용하지만 밤은 더 조용하다. 집안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고, 밖에 나가도 의식해야만 들린다. 가로등 불빛 아래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편의점에서 나오는 불빛이 따뜻하다. 비행기는 여전히 하늘을 난다. 하지만 그 비행기는 내 하루를 흔들지 않는다. 층간소음은 내 공간을 침범했지만, 비행기 소리는 하늘에 머문다.

 

2019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항공기 소음에 대한 불만은 실제 소음도보다 '소음에 대한 사전 인식'과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즉, "여기는 시끄러울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실제로 더 시끄럽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든다. 김포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김포의 소음을 더 걱정한다. "김포 산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묻는다. "비행기 소리 안 시끄러워?" 이 질문 속에는 김포에 대한 선입견이 담겨 있다. 김포=공항=소음. 이 등식은 실제 경험보다 강력하다. 사람들은 김포를 '비행기가 뜨는 마을'로 고정해 놓고 상상한다.

 

김포시 면적은 약 276.6km²다. 하지만 이 광활한 땅 중 법적 소음피해지역은 16.69km²에 불과하다. 고작 6%다. 나머지 94%의 김포는, 오늘도 비행기 소음과는 거리가 먼 고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물론 공항 인근 고촌읍과 풍무동 일부 주민들의 고통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소음피해보상을 받는 가구도 존재하고, 그들에게 비행기는 정말로 하루를 흔드는 존재다. 하지만 '김포=시끄럽다'는 공식은 김포시 전체를 하나의 소음권으로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6%의 현실이 94%의 인식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서울 지인들로부터 김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다수가 여의도권 인물들이다. "거기 살 만해?", "교통은 괜찮아?", "비행기 소리는?" 나는 이렇게 답한다. "비행기는 있어. 하늘에. 근데 내 하루는 안 흔들려."

 

이 말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들릴 수 있다. 실제로 소음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있고, 그들의 고통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반대로, 일부 지역의 소음 때문에 김포 전체가 시끄럽다고 말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 중요한 건 정확한 정보다. 김포에서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경험은 천차만별이고, 개인의 소음 민감도 역시 각각 다르다. 

 

오늘 오후, 나는 다시 공원 벤치에 앉았다. 이번에는 하늘을 의식적으로 올려다보고, 비행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앗! 대한항공이다. 서둘러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보여? 보여? 비행기!”

 

비행기는 나의 하루를 흔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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