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자룡 헌 칼 쓰듯 그렇게 하고 싶다.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 혹은 맹장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특별한 병기(兵器)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국지 최고의 무력을 자랑하는 여포는 '방천화극'이라는 창을 애병으로 지녔고, 관우는 '청룡언월도'라는 자루가 긴 도를 잘 썼으며, 장비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뱀 모양의 '장팔사모'라는 창을 휘둘렀습니다. 심지어 유약해 보이는 유비조차 '쌍고검'을 몸에 지니고 유사시에 칼춤을 추었습니다.
대개 무기는 자신의 체형과 체력 등을 기반으로 어려서부터 누구에게 어떤 무술을 집중적으로 익혔느냐에 따라 다르게 선택되기 마련입니다.
간혹 비도나 수리검 같은 암기를 주무기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웬만큼 이름난 무장들은 주로 도끼나 도리깨처럼 부수는 무기, 각궁이나 석궁처럼 먼 데서 쏘는 무기, 창과 도같이 찌르는 무기, 검처럼 베는 무기를 썼습니다. 그중에서도 창과 도를 중요하게 여겼고, 검을 '만병지존'이라 하여 최고의 자리에 올렸습니다.
옛말에 '조자룡 헌 칼 쓰듯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이나 재물 등을 거리낌 없이 함부로 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래 이 말은 조자룡이 장판교 싸움에서 혈혈단신 조조군을 뚫고 유비의 아들을 무사히 구해낸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유비가 조조의 100만 대군에 쫓겨 도망가던 중 부인과 아들 유선이 적진에 갇히게 되자, 조자룡이 홀로 장판교를 건너 적진에 뛰어들어 유선을 구출해 냅니다.
이때 조자룡이 처음에는 자신의 창과 칼로 싸웠으나, 수많은 병장기와 부딪치며 날이 무뎌지자 조조의 보검인 청강검을 빼앗아 마치 제 것인 양 능숙하게 휘두르며 포위망을 뚫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감탄하며 이 고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만약 이 고사에서 '조자룡 헌 칼 쓰듯 한다'라는 말이 나왔다면, 적어도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정도의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게 맞지 않을까요?
결국 무슨 일을 도모하더라도 장비빨이 아니라 실력과 내공이라는 교훈을 준 건데 조자룡은 무슨 잘못이 있어 후세 사람들에게 생각지도 않게 '욕받이'가 되어야 했을까요?
저는 골프를 합니다. 구력은 어느새 4년 차에 들어섰지만, 스마트스코어 공식 핸디가 20이니 자타공인 '백돌이'가 맞습니다.
유명 선수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국내외 명품 클럽을 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 선수들이 쓰던 클럽을 들고 나가면 당장 홀인원도 하고 버디를 쓸어 담으며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을까요?
명품 클럽을 써서 유명 선수가 되는 게 아니라, 유명 선수들이 쓰니까 명품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온이 점점 올라가 야외 운동을 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새파랗게 올라오는 잔디를 밟으면서 드라이버를 힘껏 휘두르고 외쳐 보시죠.
"굿~샷!!!"
아차, 슬라이스 오비네요. 망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