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월 29일) 김포한강마라톤 출발선에는 7,000여 명이 섰다. 제14회를 맞은 이 대회는 이제 김포를 대표하는 봄의 풍경 중 하나가 됐다. 수천 명이 한강변을 달리는 장면을 지켜보며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영과 사이클까지 더해 철인 3종 경기를 만들면 어떨까?
수영·사이클·달리기를 쉬지 않고 이어가는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는 더 이상 특수 선수들만의 종목이 아니다. 스프린트 거리(수영 750m·사이클 20km·달리기 5km)가 보편화되면서 생활체육 동호인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트라이애슬론 등록 동호인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춘천·통영·충주 등 지방 도시들이 철인 3종 대회를 통해 외지 참가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구 50만 도시 김포는 어떨까?
수영 코스의 열쇠, 라베니체 금빛수로
한강신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금빛수로는 총 길이 2.68km의 도심 수로다. 수상 보트 등 레저 프로그램이 운영된 바 있어 수면 활용 경험 자체는 존재한다. 물론 오픈워터 수영 대회로 활용하려면 수질·유속·안전구역 설치 등 별도의 기술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만 수로의 규모와 도심 접근성은 스프린트 거리(750m)는 물론 올림픽 거리(1,500m)까지 수용 가능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를 가르는 수로 레이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가 될 수 있다.
사이클 코스: 라베니체에서 한강 자전거길로
철인 3종에서 종목 간 전환(트랜지션)의 효율은 코스 설계에서 결정된다. 라베니체를 거점으로 인근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활용한 순환형 코스를 구성할 경우, 스프린트 거리(20km)와 올림픽 거리(40km) 모두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도로 구간 통제 방식, 일반 이용자와의 공간 분리 방안 등 교통·안전 측면의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달리기 코스: 오늘 이미 검증됐다
오늘 7,000여 명이 완주한 바로 그 코스다. 14년의 운영 역사가 쌓은 노하우와 인프라는 별도의 개발 없이 철인 3종의 달리기 구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참가자 입장에서 한강마라톤 코스는 이미 '검증된 루트'라는 신뢰를 갖고 있다.
세 코스가 만나는 지점
수영(라베니체) → 사이클(한강변) → 달리기(한강마라톤 코스)로 이어지는 동선은 모두 한강신도시 권역 안에서 연결이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외지 참가자의 김포 유입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다.
타 도시 사례는 이미 참고가 된다. 충주·춘천 등은 강과 자전거길이라는 지형 조건을 활용해 철인 3종 대회를 정착시켰고, 대회 주말마다 수천 명의 외지 참가자와 가족이 지역을 찾는다. 김포의 지형 조건도 이들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실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수질 안전 기준 충족, 도로 통제 협의,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공인 절차, 예산 확보 등 행정적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만, 오늘 7,000명이 달린 한강변을 바라보며 이 제안을 검토해볼 시점은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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