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식 칼럼] 계양강화고속도로 한강신도시 지상 관통? 지하화만이 해법이다김포시민의 생명권·정주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
필자가 김포로 처음 이사를 와서 정착한 곳이 마산동이다. 이사 왔을 때 가장 이상하게 느꼈던 점은 왜 장기동과 구래동 사이 석모리 일대는 신도시 개발에서 제외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의문은 오래 지나지 않아 풀렸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석모리 일대가 군사작전구역으로 지정되어 신도시 개발에서 제외되면서, 한강신도시는 결국 기형적인 ‘항아리’ 형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작부터 꼬인 스텝은 단순히 신도시의 형태만이 아니었다. 한강신도시 입주민들은 교통분담금까지 부담했지만 돌아온 것은 2량짜리 경전철 골드라인뿐이었다. 학교, 병원, 문화시설 등 각종 사회 인프라 역시 지금까지도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채 현재 진행형의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진입을 위한 도로 상황은 어떠한가. 한강로와 올림픽대로는 출퇴근 시간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정체가 반복된다. 검단신도시 입주 이후에는 평일 주간에도 상시적인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주말이면 강화도로 향하는 서울 시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차량까지 몰려들어 김포시민들은 평일·주말을 가릴 것 없이 교통지옥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과 김포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지속되는 가운데, 계양강화고속도로는 올림픽대로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수도권 서북부권 교통망의 심각한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인천·김포·강화·경기 서북권 지역 간 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목적을 갖고 추진 중이다.
문제는 현재 설계안에 포함된 한강신도시 구간(4공구 약 2.8km)이 지상으로 관통하도록 계획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석모리 제외로 기형적인 구조를 가진 한강신도시가 물리적으로 또다시 두 동강 날 위기에 처해 있다. 신도시 내 북부·남부 생활권이 영구히 단절되면서 주거환경과 생활권 접근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음, 분진,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광역교통망·인프라 부족으로 삶의 질이 뒤처진 상황에서 신도시의 정주 여건이 급격히 붕괴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포시와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4공구 2.8km 구간만이라도 반드시 지하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례처럼, 지하차도화한 뒤 상부를 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최선의 해법이다.
지하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물론 지하화에는 최소 4천억 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금 투자하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발생할 생활·환경·경제적 피해는 수조 원을 넘어설 것이다. 잘못된 의사결정은 훨씬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김포시민은 더 이상 실험대상이 아니다. 김포시민들이 요구하는 4공구 2.8km 구간의 지하화는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신도시의 생명권, 환경권, 정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요구이다.
김포시민의 절박한 목소리가 중앙정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우리 내부의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 필자는 하루빨리 민·관·정 공동 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김포시, 정치권, 주민,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한다. 김포시와 김포 정치권 역시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이 문제는 정치적 유불리나 소속 정당의 이해득실을 따질 사안이 아니다. 민·관·정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도로공사, LH,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협상과 설득을 통해 우리의 요구가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
김포의 미래를 위해 행동할 시간이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수도권의 변방이 아니다. 수도권의 균형발전과 교통망 완성을 책임질 핵심축이 되어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수도권 전체 교통망의 확충뿐 아니라, 개발된 신도시 하나하나를 얼마나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포의 교통지옥을 해결할 소중한 기회가 또 다른 시민 고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김포시, 김포 정치인, 김포시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소개) 현)김포투데이 대표 전)김포시의회 도시환경위원장 전)제8대 김포시장 무소속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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